출처 메갈리아
내 돈은 아니고 (근데 이게 중요한가?) 아는 언니가 생축 한다고 날 불러서 호빠를 처음 가봤어.
내가 모던바 바텐더 (토크바나 룸바 말고. 근데 이게 중요한가?) 로 일했던 적이 있어서 호빠도 비슷할 줄 알았지.
하지만 전~혀~다른 공간이었어.
각설하고 쓰자면 남자애들 몇 명 몰려오더니 내 옆에 앉아. 그리고 술을 따라. 아주 스윗하거나 혹은 능글맞거나 로맨틱한 모양새로 내 비위를 맞추기 시작했어.
난 이때까지 남자를 외모로 판단하면 나쁜여자라는 코르셋을 꽉 조여 매고 살던 여자라 와꾸 빻은 호빗들만 주구장창 사귀었기 때문에 이렇게 잘생긴 (수트빨, 머리빨, 화장빨, 조명빨을 첨가한) 외모의 남자가 이렇게 비굴할 정도로 다정하게 대해준다는 게 충격이었어. 순진했지~ 이제와서 떠올리면 딱히 와꾸가 좋진 않았던 것 같아. 그때는 그랬어.
안기면 품에 안아주고 술을 마시라고 하면 마시고 음식을 먹으라고 하면 먹었다.
상의를 벗으라면 벗었고 내가 무슨 말을 하던지간에 무조건 웃으면서 귀엽게 굴었어. 이런 것들도 역시 충격이었지.
게다가 그 때 내가 정말로 상태가 안 좋았단 말이야. 생축이라고 선물을 사갖고 가긴 했어도 막 시험이 끝난터라 몰골이 장난 없었음. 아마도 냄새까지 났을걸? 그런데도 내 옆자리에 앉은 남자는 계속 웃었고 나랑 몸을 밀착한 상태로 몇 시간을 보냈어.
난 술을 마시지 않기 때문에 주변 상황이 또렷하게 다 봤어. 그 테이블에서 나는 가장 사전적인 의미의 신사적인 사람이었어.
도를 넘는 행위도 없었고 무리한 요구도 하지 않았고 성적인 접촉도 내가 먼저 하는 일은 없었어. 그냥 안고 손잡는 게 다였으니까.
조또 사람을 돈으로 사서 먹으라고 시키고 마시라고 시키고 옷 벗으라고 시키고 안으라고 시키고 웃음을 강요했으면서 리얼리 내가 가장 신사적이었다니까?? 이게 말이 됨?ㅋㅋㅋ
내가 한 게 아니라 그 생일파티 주인공인 언니가 돈을 냈으니 내가 산 게 아니어도 분명히 내가 이용했잖아.
거기다 단지 성욕이 없었을 뿐인거지 활용(!)을 하자면 충분히 2차까지 갈 수도 있었어. 내가 어떤 신념이 있거나 바른 마음으로 매춘을 하지 않겠다며 거부한 게 절대 아니야.
그 후 얌전히 집으로 귀가해서 발 닦고 세수하고 꿀잠자고 일어난 뒤에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
남자가 별 거 아니더라고. 이상한 거라고 해서 미안한데 이 사건 이전의 나는 인간 자체에 대해 경외감을 갖고 있었거든.
매일 보던 영어학원 A와 같은 직장에서 으르렁 대면서도 유대감 있게 지내는 B와 거래처 훈남 C와 동네 오빠 D 모두 말하자면 '씨발 좆만한 것들이 까고 앉아있네ㅋㅋㅋㅋ 저것도 면상이라고ㅋㅋㅋㅋ 어휴' 하는 생각이 드는거야. 자동적으로.
예전의 나라면 어떤 트러블이 있어도 상대가 인간이란 건 잊지 않고 대했다면, 그 후엔 너무 쉬운거야.
내가 구매하고 이용할 수 있는 인간이니까, 쟤 정도면 깔리고 깔렸는데? 이런 느낌을 갖게 되니까 남자 자체가 우습고 병신같고 (장애인 비하의 말이 아님) 어떤 말을 하건 감정을 표현하건 간에 그냥.... 음.. 피곤하다 ㅋ, 아 쟤 왜 저러니~ 이 정도로밖에 와닿지가 않음.
몇 달 뒤에 여자들끼리 하는 회식에서 좀 놀아본 언니라고 불리는 여왕벌격 상사가 껴 있었거든.
여왕벌이 노래방에서 남자 도우미를 불러줬는데 난 기꺼히 (!) 내 돈 아니니까 (!) 사회생활이니까 (!) 동참했어.
이거 어디서 많이 본 레파토리지 않음?ㅋㅋㅋㅋㅋㅋ
고만고만하게 꾸민 남자애들이 쭈르륵 서서 몇 번씩이나 왔다갔다 하더만 개중에 그나마 잘생긴 애가 있어서 옆에 앉혔고
자연스럽게 술을 따라주더니 내가 기대니까 또 안아주고 같이 노래 부르면서 깔깔대고 손잡고 어쩌다가 키스를 하게되고 음 그러나 난 성욕이 거의 없으므로 잘 수가 없었다. 하지만 성욕이 있었다면 난 분명히 잤을거야. 왜냐면 이 남자애가 그랬거든.
"누나, 나랑 할래요? 내가 낼게요."
(여기서 이상한 건 얘가 '내가 낼게요' 하는 순간 그나마 바닥을 치던 성욕 자체가 싹 식었단거...)
이때 후로는 아예 남자가 한 사람의 인격체로 보여지지 않는 매직이 일어나더라 ㅋㅋ
너~~~~무 쉬워서 아~~~~예 인간으로도 보이지가 않는거야.
당연히 매일 보던 영어학원 A와 같은 직장에서 으르렁대면서도 유대감 있게 지내는 B와 거래처 훈남 C와 동네 오빠 D 는 노래방 도우미가 아니야. 그런데도 다 쨍알거리면(!!!) 피곤하고 뭐라고는 지껄이는데 내가 듣기 싫은거면 자동 스킵하게 되고 한참 나한테 열열히 작업걸던 E에게는 대체 얘가 왜 이러나... 난 성욕도 없건만 굳이 남자가 들러붙는 이유가 무엇인가 등등 남자와 관련된 모든 것들에 두터운 시멘트가 발라진 것처럼 느껴지는게 없어.
남자 몸이 다 성적인 것들로만 보여져서 '어휴 저 새끼 자지가 서기는 하는거야? 저렇게 제대로 안 챙겨 먹으면 밤일할 때 재미없지 않나?', '아이고 팔뚝 봐라 쳐진거 봐라.. 쟨 왜 저렇게 막 살아? 와꾸도 씹창난 게 노오력이라도 해야지' 이런 식으로 생각했어.
사실은 지금도 약간 남아있어. 안 그러려고 노오력을 하는데도 내가 인간을, 남자의 성을 구매할 수 있다는 걸 안 순간부터 남자를 인격체로 볼 수 있는 가능성 자체가 많이 상실된 것 같아.
지금도 약간 남아 있다고 한 이유 중에 가장 큰 건 가끔 성욕이 생기면 아~ 무런 감정적인 결합 없이 나에게 아~ 무런 요구랑 배려할 필요가 없는 남자를 '구매해서' (점잖게 표현하자면 만나서) 아무렇게나 섹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봊나게 편해보이지 않아? 글쎄, 내가 보빨하라 그러면 한다니까. 내가 애무만 1시간 하라고 그러면 속으로 욕을 할지언정 정말 편한 상태로 상대방의 기분 따위 신경 쓰지 않고 받을 수 있다는 것만 보면 편한 거 아니야?
'성매매는 절대 가능하지 않다' 에서 '누가 돈을 내준다면 할지도' 로 바뀌기도 했어.
성매매를 옹호하진 않아. 단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이용할 방법을 알 뿐이지.
지금도 성매매는 옳지 않은 거라고 여겨져. 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세계에선 충분히 가능하니까 죄를 짓는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테이블당 15, 한 명 부르는데 20, 2차 갈까? 25~30. 가격에 차이는 있겠지만 죄인이 없으니 벌 받을 사람도 없어.
나만 구매하는 게 아니니까 죄책감도 없고. 다들 하는데 왜 내가 죄책감을 느껴야 해? 못하는 게 병신이지.
사회생활 하다보면 어쩌다 그럴 수도 있고 바람이라고도 생각 안 해.
갓치들은 어떠니?
먼저 난 어렸을 때부터 사회생활을 험하게 한 편이라 남성이 여성을 구매하는 방식의 다양함을 알고 있고 판매하는 종사자들도 어느정도 알고 있는 상태야. 예컨대 안마방, 룸살롱, 방석집, 하드코어풀, 링감 마사지 등등 웬만한 곳은 디테일하게 알고 있다는 것부터 밝힐게.
이것을 알고 있는 것과 내가 실구매자가 된다는 건 천지차이였어.
남자와 여자는 성을 구매하는 방식으로부터 차이가 난다는 댓글이 내 글을 비롯해 몇 개의 글에도 있기 때문에 그 오해에 대해 써보려고 해.
난 성욕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것은 여성적 특징이 아니며 개인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줘) 호빠와 노래방에서 충분히 섹스로 이루어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은거야. 위에 썼듯이 어떤 신념이나 가치관으로 결정한 게 아니라 어쩔 수 없는 부분임을 강조할게.
그리고 순수하거나 성에 눈을 뜨지 않은 사람이 아니야. 섹스 자체보다는 전희나 SM을 선호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고 성욕만 있었다면 위에 써 놓은 안마방~링감 마사지 등을 비롯한 여러가지 역겹고 더럽다고 인식되는 비인간적인 행위까지 가능했을거야. 다른 갓치가 '남자들은 여자의 보지에 달걀을 넣고 즐긴다' 라는 내용의 글을 쓴 걸 봤는데 나를 그 글에 대입시킨다면 남자의 항문에 플러그를 꽂고 개처럼 짖게 하는 건 얌전한 편에 속하는 거야. 그러니 여남이 성구매를 하는 방식의 차이는 없다고 봐야 하는 쪽이 옳은 것 같아.
다만 성유희란 건 갓치들도 알겠지만 한계점이 계속해서 경신되거든.
최고치의 쾌락을 경험하면 다음 번에는 더 자극적이고 강렬한 경험을 요구하는게 인간의 뇌라서, 남자가 여자를 구매하는 방식이 보편화 되어있고 매우 다양한 방식의 공급이 이루어지는 걸 감안한다면 남성 쪽의 성향이 하드해질 확률이 훨씬 높지. 이것을 여남의 차이로 바꿔서 여성은 성을 구매할 때도 소프트하다~ 라고 받아들인다면 오류라고 생각해. 닦여 있는 길이 쉬운 것 뿐이란 뜻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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