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

이 결혼 망한거야? 내 인생 망한거야?.txt

청명빛 2022. 7. 24. 02:13

갑갑하다...
전부 결혼전에 파악할 수 있는 것들을 간과했던 현명함이. 설사 결혼 40일하고 정 아니다 싶음 이혼할 수도 있는건데 '결혼망함=인생망함'이라고 생각하는 우물보다 좁은 시야가.
'이건아니다'란 위기감과는 정반대로 2세를 생각하는 판단력이.

자기인생인데 인터넷에 물어보고 조언을 구하는 거까진 좋은데 글쓴이와 배우자에 관한정보는 아무것도 없어서 신변까진 아니더라도 결혼전에 게임으로 다툰적있는지, 심지어 남편의 어떤부분이 좋았다 이런것도 없어서 막연하게 추측해야하고 대화도 무슨 얘기를 했다는 것도 없이 결과값만 띡써놓고 그냥 단면만보고 내인생 내결혼 망했냐고 판단해달래. 게다가 원글은 펑해가지고 먹튀기미라 조언해줄 마음 전혀 없지만, 여자들중에 공부는 했지만 일머리/물정머리 없는 사람이 많아서 포스팅함.

이게 가능한 남자라면 베스트인데 상당수는 게임에 과몰입된 상태라 불화로 이어질 수 있어서 괜히 여자들이 싫어하는 취미에 항상 꼽히는게 아님. 오프라인 취미는 물리적 한계가 있어 날씨의 영향이나 밤낮의 제약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데 게임은 밤낮이 없고, 애생기면 중요한 순간에 게임을 끌 수 없다고 대립하여 시간 갈아넣고, 현질은 무제한이므로 경제력에 맞는 지출에 대한 생각차로 인한 다툼이 있을 수 있음.

결혼전에 충분히 파악하고 합의했어야 할 규칙들
1. 결혼전 얼마나 게임에 몰두하는지(시간, 현질 액수) 알아보고 내가 감당 가능한지 스스로가 허용가능선을 정한후, 상대에게 1일 몇시간, 한달 현질액 하한선에 합의를 한다.
2. 가사분담 : '결혼하면 잘하겠지'라며 결혼전 합의를 정없다는 생각이 불화의 씨앗이된다. 남편이 설거지/분리수거 뿐이면 여자는 청소/빨래/요리/장보기를 다한다는건데 맞벌이 가사분담으로 턱없이 불평등하고 과중하다. 청소는 어떤방은 누가 이렇게 나누든가 번갈아 하든가, 빨래하면 개키고 다림질은 누가 이런식으로 더 할당해야함. 게다가 얘기 해봤다는데 남편이 "할거 다하고 남는시간에 게임하는게 뭐가문제냐"고 말할정도면 제대로 조율은 커녕 남자한테 '게임하지말라'고만 말해서 남편은 가사일이 얼마나 많은지 파악도 못함.
"신혼인데 나만 계속 일하고 너는 게임이나 하고 자빠지고 뭐하자는거야?"
감정적으로 말고 가사일이 이정도고 ~~부분은 누가맡고 이런식으로 이성적으로 충분히 풀어나가는게 최고다. 감정싸움을 하면 본인도 지친다. 이성적으로 대화를 하면 앙금도 안남고 상처도 없고 화기애애해진다.
3. "내옆에 있어봤자 딱히 할말도 없고 그래서 다시 게임하라고 했는데"
가장 충격적인 부분. 왜 결혼했지? 왜 할말이 없지? 할말은 없는건 내성적이고 말주변이 없다면 수긍할 수도 있는데 워낙 정보가 없으니, 할건 많은데 애갖기전에 데이트할 생각조차 없고... 부모님들은 애들 재워놓고 심야영화데이트 하셨는데 넷플릭스 집에서 같이 와인한잔에 감바스해도 알콩달콩 할수 있는 시대에 주 2회하는것도 남자입장에서 충분히 노력중이라 생각할듯.
'그래서 다시 게임하라고 했는데' 규칙이 없는것도 문젠데 일관성도 없는게 제일 문제. 남자 입장에서는 게임하지 말랬다가 하랬다가 분명 또 게임하지 말라고 하면 "그때 니가 게임 다시 하라며?" 소리나옴. 제발 마음에 없는 소리 하지마.

이혼한다면 출산전이 최적기
애가 있으면 양육비, 친권문제로 이혼하고도 복잡하게 얽혀서 이혼이 쉽지 않다. 따라서 애갖기는 미루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명확히 해야한다.
본문은 자신이 뭘 해결하고 싶은지 결혼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는데 구체적으로 뭐에 대한 기대인지 안써있어 로맨틱이 없어서 불만인지는 알수 없음. 남편이 게임을 많이한다+본인은 결혼후 가사만 잔뜩하고 여유가 없다+주2회=결혼 망했다=인생망했다???
본인이 뭘 원하는지를 구체화하고 요구할것. 사실 요구를 잘하고 정확히 요구할수록 오해없고 윈윈할수 있음. 언제까지나 스무고개하면서 '내가 원하는걸 맞춰봐'에 상대가 응해줄순 없음. 본인의 기대와 원하는것을 상대가 못알아줄수 있고 그과정에서 상대가 지치거나 내맘 몰라줘서 야속다고 다툴수도 있기 때문에 서로 감정만 소모해버림. 여자도 자기가 원하는걸 표현하고 필요하면 설득할줄도 알아야한다.
해결될 기미가 안보이면 빨리 이혼하고 새사람 만나는 것도 운명을 가르는 판단력을 갖춘 사람이다. 멍청한 지팔지꼰 종특이 '애낳으면 달라지겠지'하는데 단언컨대 출산전은 예고편이다.
굴곡없는 인생을 살아온 아이들에게 재수가 큰 실패처럼 느껴지듯, 모범생으로 살아온 인생에 이혼이 실패처럼 보이지만 당신의 인생을 재설계할 수단이란걸, 이혼은 당신 인생의 실패가 아니다. 이혼할 용기 없이 구렁텅이로 침몰하는게 더 큰 실패다.


부부일은 부부만
애도 아니고 남자본가에 꼰질러서 뭐하나 어차피 제식구 감싸기겠지. 여자본가야 딸이니 편은 들어주겠지만 바람, 폭력일 경우는 반드시 말해서 조언을 구하고(부모님이 나보다 사회경험이 많다는걸 잊지말자), 이혼할거면 남편흉봐도 이혼할거 아니면 내얼굴에 침뱉기됨.